매미의 여행

툭.

매미가 떨어졌다. 좁은 사거리 교차로에서 차가 회전을 하면서 가버린 뒤, 매미가 떨어졌다. 우연히 나무에서 떨어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, 그 순간에는 매미가 차에서 떨어졌다고 생각했다. 어째서 차에 붙어있다가 떨어지게 된 걸까. 

친구와의 약속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또 다른 매미를 마주쳤다. 이미 나무위에서의 삶을 마치고 바닥에 떨어진 매미였다. 이 매미는 세상에서 가장 짧고도 아름다운 일주일을 마쳤겠구나 싶었다. 몇 걸음 뒤에는 매미의 날개만 길가에서 발견했다. 그 매미도 곧 이렇게 되겠지.

그 순간, 아침에 만난 매미가 생각났다. 그 매미의 일주일은 어땠을까. 본인이 땅 위에 올라와서 하고자 한 바를 이루었을까? 차로 어디까지 여행을 했을까? 아스팔트 바닥에서 무사했을까. 또 다른 곳으로 여행을 시작했을까.

차에 매달려 여행하는 매미의 이야기가 문득 궁금해진다.